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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방법 보조제 직접 담배 끊은 눈물나는 후기

금연 방법 보조제 직접 담배 끊은 눈물 나는 후기

금연 후 몸의 변화 금단 증상 금연 효과

 

 

 

시작하기 전 한마디만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금연해본 적도 없는 것 같은 금연 정보 올리는 사람들 보고 기가 차서 글 작성합니다. 

금연 보조제 광고 없습니다. 보건복지부 금연 노하우 같은 떠돌아다니는 정보 복사 붙여 넣기 한 것 없습니다.

십여 년간 폈던 담배 끊으려고 관련 서적, 뇌 과학, 호르몬 분비, 행동 심리학 등 직접 공부하고 제 몸에 직접 실험해가면서 눈물 나게 담배 끊은 후기입니다.

대략 12년 흡연을 했고 7년째 금연중입니다. 

글 시작하려고 하니 갑자기 금연 할 때 생각나서 울컥했네요. 죄송합니다. 

 

금연

 

 

현실에 맞지도 않는 정보들

흡연을 하시는 분들은 적어도 한 번쯤은 금연에 대해 알아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판에 박힌 소리, 다 아는 것 같은 이야기만 늘어놓아서 짜증 나셨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시죠? 혹시 보건소를 방문해보거나 금연 상담 전화를 해보신 경험은 있으신가요? 저는 이런 것들을 다 이용해 보았습니다. 물론 다양한 금연 보조제를 지원받았지만 매뉴얼대로만 진행하고 개인별 맞춤 솔루션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없는 걸 보고 답답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개인별 니코틴 중독량이 천차만별이고, 흡연 습관, 흡연 루틴이 모두 다르다는 걸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이런 것까지 고려하기에 인력과 비용 문제가 있을 거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 전부터 의례적으로 해왔던 금연 방법을 복사 붙여 넣기 하는 관행에 정말 짜증 났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왜 금연이 힘든지, 왜 담배 한 모금이 그렇게 맛있는지 직접 찾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담배와 나의 몸의 연결고리

흡연을 하게 되는 원인을 안다면 금연을 하기도 훨씬 수월합니다. 중독에 빠지는 신체의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고 중독에 빠진 조금씩 구해낼 수 있습니다. 알고 보니 복잡한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도파민, 행동 습관

딱 이 두 가지였습니다. 저를 담배 한 개비에 옭아맸던 원인이 딱 저 두 가지였습니다. 이것을 알고 나니 허무한 감도 느껴졌습니다. 별것도 아닌 호르몬 때문에 내가 이 고생을 해야 하는 건가라는 분노가 일기도 했습니다. 담배를 피우면 연기를 통해 니코틴이 몸속으로 들어옵니다. 그 니코틴이 도파민을 분비해서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좋아진 기분은 우리 뇌와 몸은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뇌 속의 도파민 분비가 줄면서 좋았던 감정 또한 사그라듭니다. 우리의 뇌는 자연스레 좋았던 그 느낌을 다시 느끼려고 합니다. 도파민은 담배를 피울 때 들어오기 때문에 또 담배를 피우게 명령을 내립니다. 이게 바로 담배 피우고 싶은 호르몬적인 욕구입니다. 

 

금연 방법


많은 금연 희망자 분들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행동습관입니다. 물론 호르몬 적인 원인이 1차적인 원인이긴 합니다. 하지만 심리학의 고전적 조건 형성 이론을 보면 아시겠지만 반복된 행동으로 인한 습관이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기상 후, 식사 후, 용변 간, 쉬는 시간 등 어떠한 시간이 부여되면 바로 담배를 무는 습관이 어느새 연합이 되어 우리 몸을 지배합니다. 금연을 하려면 이 연결고리를 우선적으로 끊어내야 합니다. 우리의 행동은 생각을 지배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으로 인해 우리의 뇌는 쉽게 착각합니다. 따라서 이 연결고리를 먼저 파악해서 과감히 끊어내야 합니다. 

 

금연 도전 그리고 실패 또다시 도전

지금은 금연을 방해하는 두 원인을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무턱대고 담배를 안 피워봤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도파민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1시간도 안되어서 입질이 살살 옵니다. 참아 봅니다. 물도 마셔 봅니다. 심호흡도 해봅니다. 갑자기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이 고생을 하면서 담배를 끊어야 하는 회의감이 듦과 동시에 담배를 피우러 갑니다. 그리고 당분간 금연 생각 따윈 절대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몇 번 반복하니 회의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고 하나씩 퍼즐을 맞춰보았습니다. 일단 니코틴 패치부터 붙여보았습니다. 보건소에 금연상담센터에 가서 이것저것 받아 왔습니다. 니코틴 패치와 껌과 지압하는 것들을 줬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의 구성품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패치를 붙이고 담배는 절대 피우지 마라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손이 근질근질 입이 근질근질합니다. 또 참아 보고 참아보지만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패치를 붙이고도 자랑스레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이것도 몇 번 반복해 보았지만 저한테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감히 저만의 방법대로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호르몬과 행동습관 중에 만만해 보이는 행동습관부터 잡기로 말이죠. 그래서 저는 입담배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불룩한 입을 우물 거리면서 까만 침을 뱉는 바로 그것 말이죠. 하지만 국내에는 팔지 않았고, 저는 친한 미군한테 그리즐리라고 불리는 입담배를 빌려서 해보았습니다. 가루를 돌돌 말아 입술과 잇몸 사이에 넣는 제품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따끔하면서 화한 느낌이 강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침은 삼키면 설사한다고 겁을 줘서 침은 빈병 들고 다니면서 뱉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신기하게 이걸 하니 담배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일정량의 니코틴과 강한 피부 자극이 담배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준 것 같았습니다. 그리즐리라는 가루 입담배는 국내에서 구하기는 어려워 스누x라는 시중에 유통되는 티백 같은 입담배로 바꿨습니다. 이건 침을 삼켜도 되는 제품이라 편하게 물고 있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그리즐리와 같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스누스

저는 이 스누스 제품을 1년 가까이 물고 다니면서 담배를 빠는 행위를 끊어 낼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이 습관을 떼어내는 것이 금연의 가장 큰 핵심이었음을 나중에 크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일하다가 잠시 나가서 담배 피우는 행위, 식사 후 담배피는 행위, 담배를 깊게 들이마시고 아련하게 내뿜으면서 한숨이 눈에 보이는구나, 이것이 나의 삶의 무게인 건가?라고 하는 똥폼 잡는 일도 끊어 낼 수 있었습니다. 단점은 오래 물고 있으면 잇몸이 화끈 거리기도 하고, 오랜 시간 동안 니코틴이 체내에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화끈 거리는 잇몸을 즐길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연초를 피우겠다는 생각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고통 총량의 법칙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핵심은 스누x를 해야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챔xx 같은 금연 보조제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같은 니코틴을 채워주는 보조제로 담배 피우는 행위, 손가락에 무언가를 끼우는 행위, 입에 무언가를 물고 빨아들이고 내뿜는 행위를 우선적으로 끊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조제를 최대한 활용해서 어떻게 해서든 담배 생각이 안 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 뒤에 흡연 행동을 제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심리학의 혐오 치료 방법도 유용하게 적용시킬 수 있었습니다.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마다 역한 냄새, 누런 치아, 썩어가는 폐 같은 혐오스러운 것들을 떠올렸습니다. 심할 때는 담배를 피우는 것은 화장실 변기 핥는 것과 똑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담배 피우고 싶은 생각과 이런 혐오스러운 생각을 연합시키다 보니 자연스레 담배 생각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이게 심리학적으로 혐오 치료를 통한 고전적 조건 형성이라는 심리치료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방법을 통해 행동을 떨쳐 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10개월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는 과감히 입에 무는 담배를 그만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연 보조제

 

드디어 마주한 금단 증상

체내에 들어오는 니코틴을 드디어 중단했습니다. 처음 무턱대고 담배를 끊었을 때보다 훨씬 쉽게 금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단계가 본격적인 완전 금연 시작입니다. 첫날은 무난히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극심한 졸림 현상이 찾아왔습니다. 그와 함께 기분 저하, 식욕 저하 등 무력감이 몸을 휘감았습니다. 그만큼 저의 뇌와 신체는 도파민에 심하게 중독되어 있었고, 그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자 몸이 말썽을 일으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저의 몸은 원래 정상의 상태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이었고, 나의 뇌는 아직 못 따라오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시기부터 물을 많이 마시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술을 줄이고 운동을 더욱더 규칙적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각성된 뇌세포가 정상으로 돌아가서 적응하는 시기이기도 했고, 그만큼 우울감도 쉽게 찾아올 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니코틴으로 인한 더러운 도파민 분비가 아니라 운동으로 인한 건강한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분비로 신체 리듬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이겨내기에 너무나 졸리고 피곤했고 기운이 없었습니다. 커피를 마셔도 그때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몸의 자정 능력을 믿었습니다. 일하면서 심하게 꾸벅댔지만, 5일 정도 지나니 조금씩 컨디션이 돌아오는 걸 느꼈습니다. 완벽히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기까지는 2주 정도 걸린 것 같았습니다. 

 

 

금연을 하는 과정 중 이 2주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저에게는 마지막 관문이었고, 이 2주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온전히 금연인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마치 무협소설의 환골탈태하는 주인공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온갖 무공을 쏘아낼 수 있을 만큼 에너지도 넘치게 되었습니다. 

 

금연 후 달라진 점

이 길고 힘든 기간을 지나고 나니 역시나 큰 신체의 변화도 있었습니다. 가장 실감했던 건 수면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아침마다 비몽사몽 한 느낌이 참 많았는데 금연 이후부터는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잘 잤다는 느낌이 이거구나 하고 매일 아침 텐트를 치며 느꼈습니다. 후각과 미각도 돌아온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둔한 감각으로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향기와 여러 가지 맛을 느끼면서 또 다른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운동을 할 때 호흡은 단번에 좋아지지 않았지만 서서히 좋아져서 완전 금연 후 반년이 지나니 가래가 나오는 것도 없어졌고 호흡도 정상적으로 돌아왔습니다. 담배를 필 때는 쌕쌕 거리는 소리가 참 많이 났는데 그것이 없어지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전략적으로 금연에 접근하여 완전히 담배와 멀어질 수 있었고, 7년이 지난 지금까지 금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끔 담배? 정도의 생각만 날뿐 힘들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흡연과 연합된 행동 습관들을 다 떨쳐 버렸기 때문입니다. 

 

 

길게 적느라 중간중간 세부적인 것은 생략한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큰 틀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한 번에 끊는 것도 좋지만 단계별로 끊으면 좀 더 쉽게, 그리고 확실하게 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금연은 의지박약의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과 행동 습관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잡아가려는 전략만이 금연이라는 결승점으로 여러분을 이끌 것입니다.

단순히 물 마시세요, 심호흡하세요, 껌 씹으세요 그리고 담배 끊으세요 라는 단편적인 이야기는 이제 흘려보내셔도 됩니다.

 

 

금연 후기